정수에 대한 모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정수를 처음 배웠을 때에는 온도계를 예로 배웠던 것 같습니다. 온도계는 수직선과 가장 비슷하고, 음수라는 것도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정수의 덧셈 뺄셈을 하다보면 음수(종종 그냥 마이너스라고 부르죠)를 더하거나 뺄 때 온도계나 수직선으로는 잘 이해가 안 되죠. 그냥 마이너스 두 번이면 플러스라고 연산법을 훈련하고 그대로 씁니다. 이 글에서는 빨간점 파란점 모형을 이용해 보겠습니다.
빨간 점 파란 점 모델
마이너스(빨간 점)와 플러스(파란 점)이 모여있는 덩어리를 한 번 생각해볼게요. 마이너스가 몇 개인지 플러스가 몇 개인지는 별로 관심이 없고 무엇이 얼마나 많은지에만 관심이 있어서 그것만 숫자로 표시해 놓기로 했습니다.
마이너스가 플러스보다 1개 더 많으면 -1이라고 쓰고 플러스가 마이너스보다 2개 더 많으면 2라고 씁니다. 마이너스 플러스 갯수가 같으면 0이라고 쓰면 되겠죠.
이제부터는 모든 연산이 맞아들어가게 됩니다. 한 번 볼까요?
4 - 3 = ?
(+)가 4개 더 많은데 (+) 3개 덜어내면 (+)가 이제 1개만 더 많아집니다. 그래서 1
-4 - 4 = ?
(-)가 4개 더 있는데, (+)를 4개 덜어내면 (-)가 8개 더 많겠죠. 그래서 -8
-2 - (-3) = ?
(-)가 2개 더 많은데, (-)를 3개 덜어내면, (+)가 1개 더 많은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답은 1
-1 + (-3) = ?
(-)가 1개 더 많은데 (-)를 3개 더 넣어주면 (-)가 4개 더 많겠죠. 답은 -4
빨간 점 파란점 모형과 가장 비슷한 모형입니다. 양성자(+)와 전자(-)의 갯수 차이로 전체 원자가 얼마만큼의 전하를 띄게 되는지를 모형화하는 것인데요. 양성자를 넣었다가 빼는 것이 전자에 비해 상당히 어렵다는 것과, 원자번호가 100여번에 그치는 것 때문에 필요없는 제한을 하게 되니 쓰기가 까다롭습니다. 이 모형에서 (+)와 (-)의 갯수 차이에만 주목해서 그것만 가져온 모형이 빨간점 파란점 모형입니다.
(-)를 부채로 보는 것은 전통적인 시각이지요. 그런데 자산 부채 모형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알짜 자산(net worth)로 볼 것인가 계좌 잔액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서 해석이 확확 바뀌거든요. 예를 들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알짜 자산은 변동이 없고, 계좌 잔액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신용카드를 쓰면 부채가 늘어서 알짜 재산은 줄어드는데, 계좌잔액은 한동안 변동이 없죠. 재무 모형에서는 빚을 내든 대출을 받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지출을 하면 줄고, 돈을 벌면 늘게 됩니다. (-)를 빼는 것은 지출이 취소되었을 때에만 가능한데, 100 - (-20) 를 설명하기 위해 100만원 있는 상황에서 옛날 어느 시절에 샀던 물건 20만원어치를 환불해서 가진 돈이 120만원이 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이 여간 어색한 게 아니죠.
빨간 (유성)잉크, 파란(수성)잉크 모형으로 쓰시면 됩니다. 유성/수성 잉크로 가정하는 것은 아이가 두 잉크가 섞이면 어떻게 하냐 등으로 계산과 상관없는 제약사항을 떠올리기 시작하면 그 때 그 가정을 덧붙여 주시면 됩니다. 끝.